8월 초엔가 지인이 맛있는 순대를 대접하겠다고 해서 같이 가서 모듬 순대에 시원한 막걸리를 맛있게 먹고 온 집이 있습니다. 떡볶이랑 같이 하는 일반 분식집에서 파는 순대랑은 완전 격이 다른 맛. 나중에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하고는 9월 중순이 돼서야 연락을 하고 찾아 갔습니다.
‘마장동순대국밥’. 소박한 간판, 가게 입구에 앵무새 새장이 나란히. 화분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개업할 때 선물로 받은 화분은 아니고 주인이 좋아서 기르는 화초네요.
가게 안에도 이렇게 선인장이며 액자, 화분으로 아기자기하게. 벽에도 소박한 소품이 대롱대롱.
재미있게 그린 주인아저씨 캐리커쳐.
영업을 하는 식당이긴 하지만 여기 저기 작은 손길이 닿아서 그런지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쥔 아저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 때문에 중국을 왔다갔다 하다가 4년 전에 청도에 정착했고, 식당을 시작한 지는 1년 반 정도. 어린 시절 서울 마장동에서 살았고, 마장동에서 40년 동안 순대를 만드시는 삼촌이 있어서 순대 등 음식 만드는 비법을 전수 받았답니다. 타고난 음식 솜씨에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하는 게 즐겁다는 쥔 아저씨. 가게 문을 열기 전에 몇 달 동안 소문난 맛집을 돌아다니면서 국밥 맛을 연구하셨다네요.
단골 중에서는 메뉴에는 없지만 먹고 싶은 음식을 미리 얘기해 놓고 와서 드시고 가는 분도 있답니다.
궁금해서 찾아 보았더니,, 마장동(马场洞)은 조선시대 초기부터 말을 키우던 양마장(养马场)이었다가 1963년부터는 하루 최대 소 250마리, 돼지 2000여 마리를 잡던 도축장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1998년 도시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도축장이 문을 닫았고, 그 대신에 축산물 도•소매시장으로 변신했습니다. 현재 도•소매업소 4100여 개, 업종 종사자 1만여 명, 유동인구 1만여 명에 하루에 거래되는 소가 1000여 마리, 돼지가 2만여 마리로 서울 지역 육류 소비량의 60~70%가 이 곳에서 거래된다고 합니다.
여튼… 대표 메뉴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손맛 좋은 주인아저씨가 만든 홍어회. 어릴 적 시골 잔칫집에서 빠지지 않았던 음식.
근데.. 그릇이 대박, 이건 접시가 아니고 거의 쟁반 크기. 쫄깃한 홍어와 쌉쌀한 미나리, 시원한 배가 잘 어울어진 홍어회. 새콤한 향에 군침이 도네요.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더 먹음직스러운 왕족발.
푸짐한 곱창볶음. 당면까지 넣고 달달 볶아서 소주 한 잔 하면 제격일 듯.
지난 번에 왔을 때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키게 만들었던 모듬순대.
한국에서 들여온 냉동 순대하곤 격이 다른 맛. 수입 냉동 순대는 장기간 냉동과 해동을 거치기 때문에 본래 맛과 쫄깃한 식감을 잃게 되지만 마장동순대는 직접 만들고 바로 먹기 때문에 맛이 있다는 것.
간단하게 한 끼 할 때나, 소주 한 잔 하면서 국물이 필요할 때 좋은 꼬치우동 한 그릇.
마장동순대국밥의 대표 음식. 순대국밥.
순대국밥에 모듬 순대, 홍어회까지 해서 한 상 차림.
이렇게 잘 익은 김치 한 조각 얹었더니… 그 맛은 어떨까요? 직접 드셔 보세요.
이 포장 순대는 이미 월 3톤 정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 갖추었고, 현재 월 1톤 정도를 생산해서 청도지역 마트나 음식점 뿐만 아니라 가깝게는 산동성 연대, 일조, 더 멀리는 상해, 광주, 북경, 대련, 창사 심지어 하얼빈까지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딱히 영업을 하지 않는데 주문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하는데 비결은 역시 맛이겠네요.
맛있게 먹고 나서 배가 부르면 집에 있는 가족이 생각나곤 하죠?
그럼 이렇게 진공 포장된 미니족발이나 순대를 사 가지고 가면 됩니다. 바로 보너스 100점 획득.
자자.. 정통 한국 순대가 생각날 땐 마장동순대국밥으로~
주소 : 青岛市城阳区圣富花园小区 14号楼4-102 [지도보기]
찾아가는 길 : 보룽광장 동문(大润发) 길 건너 골목길 (구)K마트 옆
전화 : 186-7845-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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