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이상하게 자꾸 고기 생각이 난다. 일명 ‘불금‘이라 불리는 금요일 저녁 촐촐하던 차에 때마침 회사에서 회식 자리를 곱돌구이 집으로 잡았다. 회사 사람들은 진짜 맛있는 곱돌구이집이라며 자신만만해 하고..

과연 뭔가 독특한 부분이 있을까? 이런 의문과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허파에 가득 채우고 노산구에 위치한 풍년곱돌구이로 발길을 돌렸다. 고기야 내가 간다~

이리저리 휘둘러 보다가 눈길이 테이블의 불판에 가 멈췄다. 왠지 저 판이 수상해 보이는데..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풍년에서 쓰고 있는 모든 판이 천연자연석 장수곱돌이란 일종의 옥돌이라고 했다. 이런 곱돌은 곱돌자체에서 원적외선 및 미네달이 대량 방출하여 음식물 깊숙히 침투하기에 인체에 매우 유익하며 순수한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기가 오그라들지 않고 부드럽게 서서히 구워진다고 한다. 자연석 그대로 깍았기 때문에 화학처리과정은 거치지 않은 순수한지라 이런 돌에 구워 먹는 삼겹살은 특별히 맛있다고들 하니까 기대부터 걸어본다.ㅎㅎ

또한 기름 빠지는 구멍도 있고 주인장께서 아래의 뭘 조작하니까 판이 구멍쪽으로 기울어 졌다. 진짜 요즘은 연구하지 않으면 식당도 못할 것 같다.

올ㅋ..드디어 시킨 음식들이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겹살, 막창구이에 돼지껍데기가 푸짐한 양으로 담겨 있었다. 풍년에서 쓰는 고기는 전부 그날그날 신선한 것, 어제 쓰다 남은 고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금방 영업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사가 이렇게 잘 되는 거쥐~

지글~

지글지글~

고기야 반항은 멈추고 맛있게 잘 구워져라 아랐쪄?(*＾ー＾) 

삼겹살에서 나온 기름과 양파, 김치, 부추, 콩나물이 어울어 지니까 상당히 죽여주는 맛이네..히힛~ 여기에 맥주 한잔 건배하니까 몇 달 동안 회사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네. (*^ｰﾟ)v

삼겹살은 깻잎에 싸 먹어야 좋다고 누가 그러던데.. 고기만 무지 좋아하는 지라 쌈을 잘 안 싸먹지만 이번엔 비싼 상추에 깻잎, 삼겹살, 마늘, 부추, 콩나물을 곁들여서 먹어봤다. 맨 고기만 먹을 때와는 또 다른 기막힌 느낌이었다. 상추와 깻잎으로 고기를 살포시 감싸서 먹는 건 누가 생각해냈는지.. 진짜 신의 한 수이다!^^

고기만 맛있는 건 아니었다. 풍년 주방장의 솜씨를 잘 보여주는 해물파전 역시 그 맛 죽여줬다. 고기의 느끼함을 씨원하게 가셔 주고~ 그런데 딱 한 입 먹고 잠시 딴 짓 하고 나니 어느 결에 접시가 텅 비어 있다. 맛난 음식은 원래 빨리 없어지는 법이라.. (TωT)

삼겹살 뒤를 이어 돼지껍데기와 막창구이가 올랐는데 또 다시 감동이 밀려 왔지만 꾹 참고 부지런히 입에 담아 넣었다. 이번엔 딴 짓 안하고 집중해서 쳐묵쳐묵.

헐..훈제오리구이도 시켰다는 걸 완전 깜빡했다. 먼저 올라온 음식들이 너무나 맛있으니 풍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메뉴 중 하나인 훈제오리구이를 까먹었다니..미안하다. 잘 먹어 줄께.

삼겹살도 익고 껍데기도 익고 오리도 익고 분위기도 무르익고..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사람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사람들♪ 밤이 오면 풍년곱돌구이에서 심장이 뜨거워지는 사람들♪

오늘 우린 전부 풍년 스타일! 

글: 하오산동 임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