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기 위해 가는 곳은 숙소에서 가까운 홍콩화원 입니다. MYKAL 백화점으로 건너서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그 일대가 바로 홍콩화원인데 보통 중국에서는 크기에 상관 없이 아파트 단지를 화원이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앞에 있는 큰 길이 샹강중루 이기에 아파트 단지도 그렇게 이름 지은 것 같더군요. 
어렵지 않게 바이미스샹(百米食港) 을 찾을 수 있습니다. 홍콩화원 어디에서도 쉽게 음식점을 찾을 수 있지만 (심지어 한글 간판이 걸린 한국음식점까지도) 뭔가 한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같은 느낌이기에 뭔가 땡기지 않더군요. 그러나 이곳에 있는 음식점들은 왠지 더 진짜 중국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어느 음식점을 갈까 잠깐 고민하다 선택한 곳은 잉즈차이관(英子菜馆)이라는 음식점입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가운데 통로 양쪽 및 정면에 파란색 바탕의 메뉴판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양고기 뿐 아니라 닭날개, 부추, 버섯, 가 지 등 육해공을 망라한 다양한 재료들이 구비되어있었죠. 꼬치 주문까지 마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죠. 칭다오에 왔으니 반드시 칭다오 맥주(青岛啤酒/칭다오피지우)를 마셔야겠죠. 이번 여행을 하는 인원 수에 맞게 각 1병씩 주문했습니다. 같이 나온 한국의 반 정도되는 맥주컵 역시 변함없더군요. 역시 지금 제가 중국에 와있다는 게 꿈이 아니었습니다. 
칭다오 맥주를 잔에 따라 마셔봅니다. 입에 넣는 순간부터 목으로 넘어가는 모든 순간이 부드럽습니다. 맛 역시 고소함의 극치입니다. 이 맛에 술을 잘 못 마시는 저도 칭다오 맥주는 즐기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칭다오 맥주와 함께 진수성찬을 즐겨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나온 요리는 위샹치에즈(鱼香茄子) 입니다. ‘어향 소스로 볶아낸 가지‘ 요리 입니다. 베이징 유학 당시 즐겨 먹으면서 가지의 참맛을 깨닫게 해 준 음식이죠. 한국에서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중국 식당에 찾아갔지만 보통 10,000원이 훌쩍 넘는 비싼 가격과 얼마 되지 않는 양 때문에 쉽게 주문할 수 없었습니다. 
껍질을 발라내서 얼핏보면 감자로 보이는 가지 한 점을 집어서 먹어봅니다. 입에 넣고 씹는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집니다. 이 맛을, 이 향을, 이 식감을 그리워했던 겁니다. 살짝 짭조름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어향 소스와 그 소스를 담백한 특유의 맛으로 융합시키는 가지의 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왠지 고향에 돌아와 몇 년 만에 엄마의 된장찌개를 먹는 느낌이랄까요. 
두 번째로 나온 것은 니우로우라미엔(牛肉拉面)입니다. 소고기로 국물을 낸 면 요리죠. 한국보다 춥지 않았지만 11월의 칭다오 바닷바람을 맞으면 반나절을 걷다보니 살짝 으스스 떨리더군요. 온기있는 국물을 마시니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국물을 마신 후 본격적으로 면을 먹어봅니다. 씹자마자 웃음이 납니다. 한국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중국식 면의 식감이 너무 반가웠기 때문이죠. 탄력은 없지만 흐물하지 않고 아무리 국물에 오래 잠겨있어도 쉽게 불지 않는 특유의 맛을 간만에 느껴 좋았습니다.
그렇게 고기와 계속해서 흡입했습니다. 그리 친하지는 않지만 나름 가까웠던 친구를 간만에 만난 느낌이랄까요. 
세 번째롤 나온 것은 꿔보오로우(锅包肉) 입니다.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튀겨낸 쫀득한 튀김옷이 매력적인 달콤한 음식이죠. 한국에서도 여러 곳에서 팔리고 있지만 제데로 맛을 내는 곳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렇게 한 점을 집어 먹는 순간 ‘역시~‘라는 느낌이 듭니다. 중국 음식은 역시 중국에서 먹어야 제맛인가 봅니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한 튀김 옷과 부드러운 고기의 조화는 최고였지요. 
그렇게 배가 슬슬 불러올 무렵 꼬치들이 구워져서 나왔습니다. 다양한 꼬치들이 한 접시에 가득 담겨나오니 왠지 뿌듯한 것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해안 도시인 칭다오이니 만큼 다양한 해산물 꼬치 재료들이 있더군요. 말린 오징어, 생 오징어, 새우를 주문했죠. 각 재료들의 싱싱함과 숯의 향이 잘 살아있네요. 그리고 꼬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양꼬치 역시 빠져선 안되겠죠. 칭다오 맥주와 떨어질 수 없는 최고의 조합입니다. 
그리고 베이징에서도 볼 수 없던 부추 꼬치 입니다. 열기가 있으면 숨이 확 죽는 한국 부추와는 다르게, 익혀도 모양과 식감이 살아있는 중국 부추이기에 이런 꼬치도 맛 볼 수 있겠죠. 씹으면 입 안에 양념과 함께 채소의 즙이 터지듯 나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맛있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꼬치는 만토우 입니다. 한국식 발음으로 읽으면 만두인데, 우리가 아는 만두와는 전혀 다르죠. 우리가 흔히 만두라고 부르는 것은 ‘교자(饺子/지아오즈)‘이고 중국에서 만두라고 부르는 것은 동그란 밀가루 빵이라고 보면 됩니다. 
만토우만 먹으면 살짝 심심할 수도 있지만 한국사람이 힘낼 수 있는 원동력인 밥처럼 다른 요리들과 어울리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매력을 갖고있죠. 가장 먼저 나왔던 위샹치에즈를 얹어 먹으니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의 대미는 풍성한 만찬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주소: 市南区香港花园百米食巷内(近古田路) 전화: (0532)85883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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