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명품 국밥집으로 추천한 적이 있는 안성장터국밥 사장님으로부터 꼼장어가 들어 왔으니 꼭 다시 한 번 들러 달라고 전화가 왔다.
금요일 저녁, 퇴근 후에 카메라 챙겨 들고 가깝게 지내는 선배와 함께 찾아 갔다.
장어하고 아나고는 알겠는데 솔직히 꼼장어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포장마차에 붙어 있는 꼼장어는 많이 보긴 했지만 먹어 본 적도 없었기에 속으로 “장어가 장어지 별 거 있겠어?” 하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가는 길에 선배에게 “꼼장어가 아나고하고 같은 거야?”라고 물어 보니, 아니란다. 눈이 안보일 정도 퇴화된 놈인데 뼈가 없는 연체 동물이고 보통 장어라고 하는 놈하곤 맛이 완전 다르다고.
일단 들어 갔다. 사장님, 반갑게 맞아 주신다.
그리고, 밖에서는 벌써 일하시는 아저씨가 숯불에 석쇠 올리고 굽는다. 굽는 모습을 보니,, 장어랑은 다르다. 장어는 한 놈 길게 뽑아서 놓고 구웠는데 이건 닥치는 대로 올려서 마구 굽는다.
백탄이라고도 하는 참숮 만 쓰신다 해서 한 컷. 잘은 모르지만 좋아 보이네요.
얼른 자리로 돌아왔다. 상을 차리고 나니 숯불이 다시 올라온다. 이제야 알았다. 아까 밖에서 구운 게 초벌구이였다는 걸. 초벌구이에 양념된 꼼장어가 다시 불판 위로 마구마구 올라간다.
벌겋던 몸통이 노릇해 지자 먹기 좋게 싹둑싹둑 잘라 주시고. 뭔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얀 끈처럼 생긴 게 쏙 튀어 나오면 다 익어서 먹기 가장 좋을 때라신다. 쏘스는 소금 살짝 찍어서 먹는 게 가장 맛있는데 취향에 따라 참기름-마늘장도 좋다고.
어쨌거나 한 점…. 집어서 먹어 보았다. 음… 이 맛은. 다르다. 장어와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우선 식감이 다르다. 장어는 육질이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녹는 느낌이지만 꼼장어는 치아에 착착 감기면서 콕콕 박히는 느낌이다. 오랫동안 씹으면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서 느끼하다 보니 금새 질리기 십상인데, 꼼장어는 깔끔하고 담백하다.
평소에는 술을 거의 안 마시는 필자. 더구나 소주는 한 달에 한 번을 입에 댈까 말까 하는데, 오늘 꼼장어라는 복병을 만나 이성을 잃고 말았다. 입은 꼼장어를 넣어 달라 하고 입에 들어간 꼼장어는 자꾸 소주 잔을 원하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취재하러 가서 먹고 마시는 데 열중, 결국 주객전도, 업무태만, 작전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맛있는 음식과 소주 한 잔, 그리고 즐거운 대화가 있는 멋진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
꼼장어는 중국에서는 잡히지 않는 어종이라 100% 한국에서 들어 오는데 한동안 수입이 안돼서 못하고 있다가 이제 막 다시 들어 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미 맛을 알아 버린 꼼장어가 그립다면, 그리고 오랜만에 꼼장어에 소주 한 잔 생각나면 주저하지 말고 안성장터국밥으로~
업소명 : 안성우순대탕, 장터국밥 영업시간 : 09:00 ~ 23:00 전화번호 : 8908-3956, 133-3506-6790 주소 : 청양구 리양로(城阳区礼阳路). 세기공원 로터리에서 동쪽으로 100미터 오른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