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찜통 같은 날씨,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요즘은 살짝 건드려도 짜증이 난다.

친구가 기분 전환 해준다고 불러 내 약속한 장소로 향했다.

화려하지 않은 간판, 소박한 인테리어, 테이블 5개와 작은 방 3개가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기분 전환 해 줄거면 좀 좋은데 데려갈 것이지..."하고 중얼거리자 친구는 “먹고 나서 투덜대라”며 살짝 흘겨본다.

주방장이 추천한 메뉴에 친구가 몇 개 더 골라 맥주랑 같이 주문 했다. 음식을 기다리며 목도 마르던 차라 맥주 한 잔을 원샷했다. "어라? 맥주가 맛있는데?" 맥주병을 다시 살펴봤다. 전에 마시던 청도 맥주가 맞는데… 또 한 잔을 따라서 마셔 봤다. 혀끝을 톡 쏘며 입안을 감도는 그 시원함, 끝 맛은 전에 마셨던 술보다 달콤하고 쓴맛이 덜했다.

맥주가 맛있다고 떠들면서 식당 주인한테서 얻은 정보, 맥주는 “1창 청도맥주, 5창 노산맥주”, 즉 청도맥주 공장도 1공장, 2공장.... 여러 개 공장이 있는데 청도맥주는 1공장에서 생산한 게 가장 맛있다는 것이다. 그럼 1공장에서 생산한 것 인지를 어떻게 확인 하냐? 딱 한 곳에서 구분이 되는데 바로 병 뚜껑에 인쇄된 번호, 01로 시작하면 1공장 맥주고 05로 시작하면 5공장 맥주인 것이다.

주인 총각과 한참 맥주 맛을 얘기하는 동안 맛있는 음식 대령이요~ 먼저 주방장이 추천한 메뉴 샹마펑츠(香麻凤翅)-닭 다리 관절부분 고기를 마늘이랑 튀겨서 붉은 고추와 버무려 엄청 매워 보인다. 한 점을 맛보니 매운 맛은 온데 간데 없고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약간 달콤하고 우유의 고소한 맛이 나며 육질이 쫄깃해서 씹는 맛이 매우 좋았다. 이 요리는 청도시 여유국이 주최한 요리경연에서도 상을 받아 청도시 10대 명요리 중 하나로 뽑혔다고 한다. 역시 명요리는 괜히 명요리로 불리는 게 아니구나.

친구가 라오간마샤쥬차이(老干妈下酒菜)를 건네면서 맛있다고 먹어보라 한다. 크기는 작지만 영양 만점인 딩샹위(丁香鱼-작은 뱅어로 불림)를 마늘장아찌랑 볶은 요리인데 비린내가 전혀 없고 짭짤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강해지는 게 술안주에 딱이다.

밤에는 가게 앞에 포장마차식으로 시원한 생맥주랑 꼬치도 같이 먹을 수 있다. 꼬치에 쓰는 양념은 식당주인도 모르는 주방장 만의 비법으로 만들었는데 주방장이 항상 양념 맛을 혼자서 연구하기도 한단다. 평소에 꼬치집에 가면 추이구(脆骨-물렁뼈)를 잘 먹는 편인데 먹다보 면 딱딱해서 이도 아프고 힘주어 씹다 보면 턱도 아팠는데 이 집 물렁뼈는  오독오독 잘 씹히는 게 이가 안 좋은 사람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겠다.

먹는 내내 “맛있다”를 입에 달고 있는 나를 보면서 친구가 “여기 오길 잘했지?"한다. 난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할 뿐. 양도 푸짐해서 배부르게 먹고도 남아서 포장해 달라고 했다. 계산을 하니 이게 웬 걸, 겨우 150위안? 계산이 잘못 되지 않았나 싶어서 다시 확인해도 150위안이다. 이 정도 요리를 하는 동해로 쪽에 있는 고급 식당에서 먹으면 1,000위안이 나올 법도 한데….

팁 하나: 가게주인의 친구가 10년 동안 청도시 유명 대기업의 귀빈 접대용 음식을 해 온 경력이 있어 손님이 재료를 사 가지고 오면 비용 일부만 받고 고급 레스토랑의 맛을 그대로 살린... 아님 어쩌면 그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준다고 한다. (비용는 5위안~10위안사이)

맛있는 음식은 역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배부르게 먹고 친구들 데리고 또 와야지 하면서 기분 좋게 문을 나섰다.

음식 맛은 동해로, 가격은 시북구인 푸윈거(富蕴阁), 주머니 부담 없이 맛있게 먹고 마실 수 있는 푸윈거(富蕴阁)를 친구 모임 장소로 추천한다.

맛집 위치:청도시 시북구 춰부링 2로 53-1번지(错埠岭2路 53-1号)

영업시간:10:00~22:00

전화번호:0532-8210-7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