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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방중…충칭에 담긴 코드

12세기말 남송때 황태자였던 조돈은 충칭(重慶) 지역의 왕에 봉해진지 한달 만에 광종으로 제위에 올랐다. '두 번의 경사가 겹쳤다'는 뜻의 충칭 이름의 유래다. 취임후 첫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선택한 도시는 '겹경사'의 땅 충칭이다.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으로서 충칭을 방문한 건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충칭이라는 도시가 갖는  경제적, 역사적, 정치적 의미를 살펴본다.

◆일대일로, 자동차·IT 경제도시…

총 면적 8만2000㎢으로 남한 면적의 82%, 인구 3000만명으로 사실상 하나의 국가나 다름 없는 곳이 바로 중국 중서부 중심도시 충칭이다.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이자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추진하는 신실크로드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교두보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충칭은 최근 중국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도시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며 2013년부터 3년 연속 중국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비록 지난해에는 시짱(西藏)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10.7%라는 고속성장세를 유지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충칭의 빠른 경제성장을 충칭의 명물인 '훠궈(火鍋,샤부샤부)'에 빗대 "훠궈처럼 뜨겁다"고 묘사했다. 올해도 경제성장률 10% 이상 달성은 문제없어 보인다.

경제개발에 힘입어 충칭은 이제 서부 내륙지역의 소비 중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충칭은 지난 해 소매판매액이 전년 대비 13.2% 증가하며 증가율로는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충칭시 최고 번화거리인 제팡베이(解放碑)에는 루이비통·구찌·오메가 등 명품샵이 즐비하다

중국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자랑하는 충칭은 최근 들어 각국 정상들이 중국을 방문할 때 들르는 도시 중 하나가 됐다. 2015년 11월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2016년 9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충칭을 찾았으며, 올 2월엔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찾았다. 충칭을 방문한 각국 정상들의 공통분모는 '경제협력'이었다.

충칭은 자동차와 IT의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 자동차와 전자IT산업의 충칭 산업경제 기여도는 55%에 달한다.

지난해 충칭시 자동차 산업생산액은 5380억 위안(약 90조원)에 달했다. 최근엔 IT전자 산업도 무서운 기세로 발전하고 있다. 휴렛팩커드, 에이서, 시스코, 폭스콘 등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해 있는 충칭에선 지난해에만 노트북 5800만대, 스마트폰 2억8000만대를 생산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노트북 컴퓨터 3대 중 1대는 충칭에서 만들어진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 등이 충칭에 공장을 세운 이유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의 충칭 방문은 한·중간 경제 협력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궈루이(郭銳) 지린대 국제정치과 교수는 "한국은 여러 차례 일대일로 참여를 희망했는데 문 대통령의 충칭 방문은 한국이 일대일로 협력을 검토하는데 도움되고 한중간 정상적인 투자, 무역, 서비스를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 침략 역사 공유한 곳

충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가 소재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충칭 대한민국 임시청사 방문은 문 대통령의 충칭 일정에 포함됐다. 

상하이에 있던 임시정부가 1932년 윤봉길 의사 의거후 일본군의 탄압을 피해 난징, 창사, 광저우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이 충칭이다. 김구 선생이 이끈 임시정부는 1940년부터 1945년까지 6년간 충칭에서 머물며 한국 광복군을 창설하고 대일선전포고를 하는 등 해방을 맞이할 때까지 5년간 활발한 항일투쟁을 벌였다. 당시 충칭에 머물던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공산당 혁명원로들도 한국 광복군 창설행사에 참석하는등 양국 항일 요원들은 수시로 접촉하며 항일투쟁 협력을 논의했다.

임시정부 청사는 1990년대 초에 충칭 도시 재개발 계획으로 철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양국 정부의 공동 노력으로 보존돼 1995년 8월 정식으로 복원, 개관했다.

문 대통령의 충칭 임시청사 방문은 사드로 냉랭했던 한·중 양국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일제에 대한 아픈 역사를 함께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천민얼 서기 ‘떠오르는 별’

현재 충칭시 1인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불리는 천민얼(陳敏爾) 서기다. 충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천 서기와 오찬을 갖는다.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중앙위원(25인)에 진입하는데 성공한 천 서기는 중국의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시진핑 주석의 친위세력인 시자쥔(習家軍) 인맥으로 분류되는 천 서기는 2002년 10월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 겸 대리성장으로 부임했을 때 저장성 선전부장으로 시진핑을 측근 보좌했다. 특히 시진핑이 저장성에 있을 때 4년에 걸쳐 현지 일간지 저장일보에 '즈장신어(之江新語)'라는 칼럼을 232편 게재했는데, 이를 직접 기획 총괄한 것이 그였다. 천 서기는 구이저우성 당서기로 재임하던 7월, 차기 지도자로 점쳐졌던 쑨정차이(孫政才)가 비리로 낙마하면서 공석이 된 충칭시 당서기 자리를 곧바로 꿰차며 중국 정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상하이, 칭다오, 시안···" 역대 대통령이 찾은 도시

보통 중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정상은 지방도시 한 곳을 더 들르는 게 관례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충칭을 택했지만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대다수가 선택한 곳은 경제 중심도시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상하이(上海)였다. 노태우(1992년 9월), 김영삼(1994년 3월), 김대중(1998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2003년 7월)은 취임 후 첫 중국 국빈 방문에서 모두 상하이를 방문해 임시정부 청사를 찾았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5월 취임후 첫 중국 국빈 방문에서 방문한 도시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다. 이 전 대통령의 청두 방문은 2008년 4월 발발한 쓰촨성 원촨대지진 피해와 관련한 위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칭다오는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국민들이 많이 진출해있는 곳으로 이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6월 첫 국빈 방문 당시 선택한 도시는 산서(陝西)성 시안(西安)이다.  3000년 역사를 가진 문화 고도(古都) 시안은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이자 중국 서부대개발의 거점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중앙아시아 및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주목 받는 곳이다.

출처: 아주경제 12월 15일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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